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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차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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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문화하면 빠질 수 없는 차 종주국 중국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어 기존에 우리가 알던 지식이 통용되지 않을 정도다. 우리가 보편적으로 알고 있는 지식이 중국 현지에선 이미 옛것으로 치부되므로 우리도 그 변화에 맞춰 새로운 정보를 흡수할 필요가 있다. 이에 이달엔 대만과 중국 등지를 오가며 기록한 생생한 정보가 숨 쉬는 『중국차의 이해』(김경우, 2005)를 소개한다. 이 책은 학문적 이론보다는 가장 기본적이고 전반적인 지식과 함께 현장성과 사실성을 담았다.
내용 구성은 총 5장으로 「중국차에 다가서기」, 「중국차를 찾아서」, 「중국 차문화의 또 한 가지 매력, 자사호」, 「가볼 만한 차시장 및 다관」, 「중국차 우리기」로 묶었다. 지금부터 저자가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며 전하는 중국의 차문화 속으로 산책을 떠나보자.

<충시차와 말리화차>

충시차(蟲屎茶)는 화향아(花香蛾)라는 곤충이 화향나무 등의 잎을 먹고 배설한 배설물을 덖어 차로 만든 것으로 분류상 정식 차에는 속하지 않는 매우 특이한 차다. 배설물을 차라고 한 이유는 옛날에 화향나무를 백차나무라 불렀기 때문이다. 따라서 곤충이 백차나무 잎을 먹고 배설했기에 충시차라는 이름이 전해졌다. 충시차는 만들어지는 과정도 매우 특이하고 생산량도 극히 적으나 홍콩·대만 등지에서 약용보건차로 인기가 좋다. 또 예부터 위와 소화기능에 좋으며 설사와 출혈 치료에도 효능이 있다고 전해져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다. 만드는 과정은 먼저 화향나뭇잎을 살짝 삶아 건조한 뒤 자루에 담는다. 그 자루를 2년 정도 보관하면 그 속에서 화향아 곤충이 생긴다. 이것을 나무상자로 옮겨 2년 정도 시간이 흐르면 곤충이 찻잎을 먹고 남긴 배설물이 생긴다. 이 배설물을 고운체로 걸러낸다. 걸러낸 배설물을 150℃ 가마솥에서 20분 정도로 볶으면 고온 살균된 충시차가 완성된다.

우리나라에 비해 화차가 많이 보급된 중국은 명나라(1368~1644) 때 화차가 처음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때는 생화를 쓰지 않았다. 생화의 사용은 고원경의 『다보(茶譜)』 기록에 따라 16세기 중엽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말리화차는 재가공차 중 가장 대표적인 화차로 재스민차로 더 유명하며 가장 대중적이다. 말리화차는 일반적으로 대백, 대호 품종의 찻잎을 따서 위조, 건조 과정을 거쳐서 모차로 만들며 여기에 말리화향을 첨가한다. 그러므로 말리화의 향기와 신선도 유지는 차의 품질을 가늠하게 하는 매우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꽃을 딸 때는 비가 오거나 흐린 날은 피하며 오후 4시 전후에 딴 꽃으로 차를 만든다. 이때 딴 꽃이 향이 가장 진하기 때문이다. 말리화는 대개 5~8월까지 꽃이 피는데 5월의 향기가 가장 좋으므로 이때 고급차를 생산한다.

<중국 차문화의 또 한 가지 매력, 자사호>

자사호(紫沙壺)는 중국차를 우리는 용기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흙 자체의 색이 다양해서 오색토라 불리는 광석인 자사(紫沙)는 중국 강소성 의흥시 정촉진에서만 난다. 생성 연대는 고생대로 추정되며 역사적으로 기원전 5000년 전후 신석기시대 장강 하류에서 발생한 하모도(河姆渡)문화와 맥을 같이한다. 그러나 당시는 기초적인 수준에 불과했으며 본격적으로 차를 우리는 용기로 사용된 것은 명(明) 건국 후이다.
송·원시대에 단차가 유행했으나 생산과정상의 어려움으로 차농들이 고통받자 황제는 단차 생산을 폐지하고 산차를 적극 장려했다. 말차로 마시는 점다법(點茶法)에서 찻잎을 우려 마시는 포다법(泡茶法)으로의 변화는 자사호 사용의 증가를 가져왔다.

자사호는 차를 우리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우선 통기성이 좋기 때문에 차의 떫은맛이 감소되어 차 고유의 향을 느낄 수 있다. 또 오랜 시간 사용할수록 특유의 자태가 드러나며 냉열의 온도 변화에도 잘 적응한다. 뿐만 아니라 자사는 점력이 우수해 다양한 형태 변화가 가능하므로 작가의 예술적 창작이 용이하다.
그렇다면 예술적으로 만들어진 자사호는 어떻게 감상하는 것이 좋을까. 먼저 살펴볼 것은 자사호의 재질이다. 서로 섞지 않은 순수한 자사를 오랜 시간 숙성시켜 만든 것이 좋다. 각 부분의 형태가 조화로운지, 얼마나 정교하게 만들어졌는지도 잘 살핀다. 장식은 너무 혼란스럽지 않고 화려하면서도 아름다운 느낌을 주며, 적당한 온도에서 잘 구워진 것이 좋다. 그렇게 만들어진 자사호는 두드렸을 때 맑은 소리가 난다.

자사호를 구입할 때는 자사호의 전체적인 조형이 서로 균형을 유지하는지 확인하고 인위적인 광택은 피한다. 또 출수(出水), 금수(禁水), 절수(切水)가 좋고, 정밀하게 제작되었는지 확인한다. 뚜껑을 좌우로 흔들었을 때 전혀 흔들림이 없는 것, 외관상 깨끗하게 마무리된 것을 고른다. 아울러 자사호 안의 냄새를 맡았을 때 기름 냄새나 흙냄새가 나는 것은 피한다. 마지막으로 손에 잡았을 때 편안한 느낌이어야 한다.
명호는 세 번에 걸쳐 만들어진다고 한다. 처음 작가의 손길로, 다음은 가마 소성에서, 마지막으로 소장하는 사람이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그 얼굴이 나온다. 좋은 명호는 사용하는 사람의 손길에 의해 완성되므로 주의하여 다루도록 한다.

<중국의 차시장과 다관문화>

중국은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물이 좋지 않다는 환경적 요건으로 인해 차문화가 발달했다. 뿐만 아니라 기름진 음식이 대부분이라 소화를 돕기 위해 마신 차는 그들에게 최고의 음식문화가 되었다. 이런 이유로 차시장도 발달했다. 차시장은 단순한 상거래 장소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정보 교류의 지식창고이자 문화공간이기도 하다. 또한 관광자원으로 기여하는 바도 커 국가 차원의 투자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북경 마련도(馬連道)시장은 중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차 전문 도매시장으로 북경 수도공항에서 서남쪽으로 6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이곳에선 중국의 차산업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은 도매와 소매시장이 공생공존하고 서로의 유통질서를 지켜 나가며 각자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하여 시장을 유지해나간다.
광주 백운공항에서 50km 정도 거리에 있는 방촌시장은 보이차 전문점이 특히 많은 곳이다. 지리적으로 1년 중 6개월가량이 우기(雨期)라 항상 습도와 온도가 높아 보이차가 발효되기 좋은 조건때문이다. 이곳에서 보이차를 산다면 느긋하게 여유를 가지고 흥정하는 것이 좋으며, 무조건 판매자의 말을 믿기보다는 자신의 주관적 지식으로 차를 구입한다.

다관(茶館)은 식사나 차를 제공하는 장소로 중국식 표현이다. 이곳은 중국인에게 일상적·문화적 공간이며 시대에 따라 역사적 공간이기도 했다. 처음 다관은 갈증을 해소해주는 곳에 불과했으나 송대(960~1278)에 이르면 숙식이나 사교 장소 등 복합적인 역할을 하며 중국인들의 문화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는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 문화대혁명이 일어나며 잠시 주춤하였다. 이 시기 대만에는 다예(茶藝; 차를 우려내어 마시는 예술적인 동작)가 생겨났는데, 차를 마시며 다예를 감상하는 다관을 다예관(茶藝館)이라 부른다.
중국도 대만의 영향을 받아 다예관이 생겼다. 북경에는 다양한 다예관이 많다. 그중 북경시 서성구에 위치한 벽수단산(碧水丹山) 다예관이 비교적 유명하다. 실내는 매우 고급스러우며 마치 무이산의 축소판처럼 꾸며져 있다. 벽수단산은 무이산의 다른 말이며 차도 무이암차 종류가 가장 많다. 직원 7명이 모두 다예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 수준 높은 다예표연을 감상할 수 있다.

지금까지 중국 차문화 현장에서 저자가 직접 들려주는 생생한 정보를 전해 들었다. 일상다반사(日常茶飯事)라는 말처럼 중국 문화에서 차는 떼래야 뗄 수 없는 존재다. 중국차에 관심이 많다면 혹 그 현지에 직접 방문할 계획이라면 『중국차의 이해』를 통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차문화 정보를 알뜰히 흡수하길 권한다.

차생활을 즐기는 것은 더 이상 낯선 모습이 아니다. 그만큼 우리 생활 속에서 차의 가치를 알고 더 깊은 차생활을 누리고자 하는 다인들의 열정이 점차 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차도 우수하지만 중국은 넓은 지역에서 다양한 종류의 차가 생산되므로 다채로운 맛을 추구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중국차에 대한 수요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오랜 세월 광범위하게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 차문화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교과서적인 이론을 넘어, 보다 현장감 있는 이야기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실제 생산현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이에 저자 김경우는 2005년 『중국차의 이해』에 이어 전권에서 미처 담아내지 못한 내용을 한층 보강하여 3년 만에 『중국차의 세계』를 출간했다. 본 저서는 현장에서 들려주는 생생한 중국차 이야기와 품종이 다른 차를 어떻게 비교하여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지, 어떻게 마시고 어떻게 보관해야 더욱 좋은 것인지 등을 독자들이 알기 쉽게 풀어냈다. 가을의 초입, 중국차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보자.

<중국차 구입 시 꼼꼼히 따져보기>

중국차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현재, 한국과 매우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중국은 차를 구입하기 위해 하루면 충분히 왕복할 수 있는 곳이다. 중국을 다녀오는 한국 여행자들 또한 선물 꾸러미 속에 의레 차 선물을 필수품처럼 챙기곤 하는데, 이런 때일수록 체내 흡수되는 차를 고르는 기준은 반드시 꼼꼼히 따져봐야 마땅하다.
품질 좋은 중국차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하기 위해서는 차에 대한 충분한 상식과 안목이 필요하다. 화려한 겉포장만 보고 구입했다가 차를 막상 뜯어보니 기대에 못 미친다고 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에 저자는 꼼꼼히 따져보고 중국차를 구입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차 구입 정보를 책에 쉽고 자세히 수록하였다.

중국차를 고르는 방법에는 기본적으로 차의 외형을 보고 판단하는 방법과 마셔보고 판단하는 방법, 두 가지가 있다. 중국의 차 상점에서는 대부분 무료로 차를 시음해 볼 수 있게 하므로 좋은 차를 구별해 낼 수 있는 지식만 완벽히 숙지하고 있다면 우수한 품질의 차를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차의 외형 상 밝은 것이 햇차이고 어두운 것이 묵은 차이다. 고급차일수록 찻잎의 크기가 균일하며 찻잎의 파손 정도를 보아 가공이 잘 되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찻잎의 향기를 맡았을 때 차 고유의 향을 지니면서 풋풋함을 느껴진다면 햇차이다.

그렇다면 차를 우렸을 때는 좋은 차를 어떻게 가려낼까? 우선 탕색의 맑고 탁함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탁한 것은 찻잎의 가공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이므로 좋은 차가 아니다. 또 향을 맡아보아 고유의 향이 아닌 잡냄새가 나는 것, 여러 번 우렸을 때 차의 맛이 빨리 사라지는 것은 좋은 차가 아니다. 차를 마시고 난 후 떫은맛이 입 안에 남는 차보다는 단맛이 돌아오는 차가 좋은 차이며, 떫고, 쓰고, 달고, 시고, 짠 오미가 잘 어우러진 차가 좋은 차이다. 또한 저자는 중국에서 차를 사고자 한다면 여행지의 선물코너 같은 곳에서 차를 구입하는 일은 가급적 피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아픈 역사가 스민 남경우화차>

중국차가 만들어지는 현장은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저자는 이제까지 널리 둘러 본 중국차 생산 현장의 흐름이 유수처럼 빨라 놀랍다고 한다. 그가 생생하게 소개한 중국 명차 생산 현장 중 한 곳인 남경의 남경우화차(南京雨花茶)를 소개한다. 남경우화차는 분류상으로는 녹차이며 발효정도에 따라서는 불발효차에 속한다. 보편적으로 3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 생산하며 완성된 찻잎은 뾰족한 침형으로, 가늘며 작을수록 고급차에 속한다.

남경은 오나라 때부터 명·청조에 이르기까지 여러 왕조의 도읍지가 되었던 곳이므로 곳곳에 역사의 흔적을 찾아볼 수도 있다. 또한 중일전쟁 시기 일본군의 만행이 자행되었던 아픔을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그러한 비극적인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1958년 남경우화차가 만들어졌다. 남경우화차의 발원지 중 한 곳인 ‘우화대(雨花臺)’는 국민당이 통치했던 시기, 수많은 공산당원과 반 국민당 세력의 처형이 자행된 장소였다. 당시 이러한 지역적인 정서는 차의 외형에도 영향을 주었다. 죄 없이 죽어간 공산당원들의 꿋꿋한 기상을 소나무의 솔잎에 비유해 침형으로 차를 만들었다고 한다. 우화대라는 지명은 양(梁)나라 때 운광(雲光)이라는 고승의 설법에 하늘이 감동하여 꽃을 비처럼 내려 주었다는 전설에서 생긴 것이다. 저자는 우화차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기 위해 우화대의 조경풍경구역 안에 위치한 남경우화대풍경구차창을 둘러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다른 공장에서는 한 번도 위생모와 위생장갑 착용을 권유한 적이 없었는데 이곳은 철저히 위생을 요구했던 것이다.

남경우화차 생산지에서는 이미 1980년대 초에 일본에서 기계를 들여왔으므로 중국 내에서도 비교적 빨리 기계화 시스템을 도입한 지역이다. 고급차는 수작업으로 하지만 하급차는 유념과 찻잎 형태 만들기를 기계로 대체하고 있었다. 일본에 대한 아픈 상처를 가진 지역에서 일본의 기계를 도입했다는 사실이 약간 의외로 느껴지기도 했지만 차의 산업화 측면에서, 앞선 일본제다 기술을 열린 마음으로 도입했기에 남경우화차는 명차라 불릴만 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건강한 보이차란 이런 것!>

언제부턴가 보이차가 중국차의 대명사처럼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보이차의 그 인기는 실로 매우 대단하지만 현재까지 용어의 정립과 특정한 차가 만들어진 시기, 보관조건에 따른 품질변화 등의 자료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좋은 보이차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판매자의 달콤한 말에 현혹되지 말고 자신 스스로의 안목으로 판단하여 결정해야 할 것이다. 보이차는 오랜 시간 묵혀진 연도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발효 되었는가’ 이다. 또 차의 맛을 확인 해보는 것도 더없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어떤 이들은 자신이 구입하고자 하는 보이차를 자세히 살펴보기보다는 무조건 오랜 시간 묵혀둔 것이 좋은 차일 것이라고 생각해 큰돈을 지불하곤 한다. 그것이 과연 옳은 판단일까?
건강한 보이차란 보관기간과는 상관이 없이 좋은 환경 조건에서 보관된 차를 말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보관된 보이차가 좋은 것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먼저 외형에 따른 구분이 필요한데, 이는 어떤 방법으로 만들어졌는가에 따라 서로 다른 특징을 보이기 때문이다. 생차인지 숙차인지 구분 후 차의 외형을 살피고 보관이 잘 되었는가를 면밀히 따져본 다음엔 맛을 보아 건강한 보이차인가를 꼼꼼히 판단한다.

먼저 생차로 만든 건강한 보이차는 찻잎의 균일한 크기와 색상에 흐르는 윤기가 외형으로 나타나야 한다. 전체적인 색상이 동일하며 곰팡이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마실 때 발효 정도에 따라 고유의 향을 지니며 마시고 난 후 목이 마르지 않고 단맛이 많이 도는 것이 보관 상태가 좋은 건강한 보이차라 할 수 있다.

숙차로 만들어진 건강한 보이차는 외형상 찻잎이 너무 거칠지 않고 균일한 크기가 사용된 것과 떡처럼 뭉크러져 있지 않고 밝은 색을 띠는 것이 좋다. 또한 마셨을 때 지나치게 단맛이 나기보다는 마신 후에 단맛이 돌아오는 것이 좋으며, 찻물의 목 넘김이 부드러운 차가 숙차일지라도 보관이 잘된 차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보이차의 부드러운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건강한 보이차는 보관 기간에 따라 떫은맛을 유지하며 발효되는 것이 정상적인 특징이다. 그러므로 자연스럽게 그 맛을 이해해야 보이차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저자가 추천하는 베이징 차 여행>

한국에서 매우 가까운 위치의 베이징은 항공편으로 1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지만 그동안 다인들은 베이징으로의 차 답사에는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 차산업의 동향을 알아보고 싶다면 베이징 차문화 답사는 분명 추천할 만하다. 1박 2일의 짧은 일정으로도 충분히 둘러볼 만큼, 도시 내 이동 반경도 작고 차문화와 관련한 볼거리가 그 어디보다 다양하기 때문이다. 베이징은 벼룩시장과 다예관, 차 도매 시장, 역사박물관도 있으며 유명 관광 명소도 있으므로 차문화 답사와 베이징 관광을 동시에 누릴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베이징을 방문 시 되도록 주말을 끼워가도록 하자. 한족 및 24개 성, 시, 자치구의 소수민족들이 모두 모이는 벼룩시장인 반가원(潘家園; 베이징의 수도공항에서 동남쪽으로 차 타고 40분 거리)이 평일은 서지 않고 주말에만 열리기 때문이다. 이곳은 다양한 삶의 모습이 드러나는 곳으로 판매되는 물건도 문방사보부터 도자기, 불상, 고가구 등 가지각색이므로 보는 재미에 사는 재미를 더한다.

다음 가볼 곳은 중국 각 지역의 차가 모두 모인다는 마련도(馬蓮道) 시장이다. 마련도 시장은 크게 중국 정부가 2008 베이징 올림픽 관람객 유치를 위해 전략적으로 규모를 키웠다. 마련도 시장은 크게 두 가지 영업 형태로 운영된다. 주로 소매영업을 하는 차성(茶聖) 시장과 마련도 거리에서 가장 규모가 큰 도매영업을 하는 다연(茶緣) 시장이 그것인데, 차·다도구 등 다양한 제품을 팔고 있다. 베이징의 볼거리 중 또 하나는 다양한 형태의 다예관이다. 크고 작은 규모의 각기 독특한 특징을 가진 다예관이 베이징 시내 곳곳에 즐비해 있다.

마지막으로 잊지 말고 꼭 들러야 할 곳은 중국역사박물관이다. 중국 문화의 진면목을 다양한 유물을 통해 감상할 수 있으며, 특히 자사호의 시초가 된 공춘(供春)의 수영호도 감상할 수 있다. 모든 일정을 마무리 했다면 인근의 천안문 광장이나 자금성을 둘러보는 것으로 그날의 차 답사를 여유있게 끝내고 돌아오는 것이 좋을 듯하다.

어느덧 아쉽게 지나가버린 올여름의 바캉스. 그러나 다서산책 중인 마음만은 중국차의 세계에서 여전히 늦은 휴가를 즐기는 중이다. 베이징 벼룩시장을 몇 바퀴 헤매다 보관상태가 건강한 보이차를 사기위해 시음해 보기도 하고, 남경 우화대 앞에서 역사적 비극에 몸서리 치고 그러다 남경우화차 한 잔에 굳었던 마음을 녹여본다.

| 글_ 이혜영